저녁이 있는 삶-3. 내려놓음
에릭프럼은
사랑을
관심, 이해, 존경, 책임이라는
네 단어로 요약했다.
사랑은
하루아침에 할 수 없는 일이다.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해해야만
존경할 수 있고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게 된다.
내일로 미루면 안 된다.
지금
저녁도 같이 먹고
산책도 같이 하고
커피도 같이 마시고
영화도 같이 봐야
‘저녁이 있는 삶’을 살며
‘천국이 있는 삶’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은 ‘같이한다는 것’이다.
혼자 하면 쉽다.
혼자가 훨씬 효율성 있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
적어도 지천명(知天命)이 되고선
되도록 함께 하도록
해야 한다.
머리로는 이 진리를 알면서도
나이가 들었음에도
왜 그리도
같이 한다는 것이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간단하다.
왜 그럴까.
살면 살수록 인생은
내 생각대로 안 된다는 것을 알고선
누가포기(抛棄)하면 된다.
젊었을 때 인생은 능동태였지만
나이가 들면 인생은
자연스럽게 수동태로 바뀌게 된다.
말 안 해도
미리 포기해 버린다.
그래야 마음 편하고 관계도 형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왜 이렇게 포기할 것이 많은지
때론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내가 그토록 의지했고 사랑했던
그 무엇까지도
깨끗하게 포기해야만
내 마음에 평안이 찾아온다.
<비우니 행복하고
낮추니 아름다워라>라는 이채님의
시가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일,
쉽지 않은 일이지만
자신을 낮추기란
더욱 더 어려운 일이지만
행복하고
아름다운 저녁이 있는 삶을 살길
원한다면 누구라도
이 법칙을 벗어날 수는 없다.
마음을 비움으로 대박 난 책이 있다.
<내려놓음>은
2006년에 74만부가 팔렸던
기독교계 대표적 스테디셀러는
당시 영향력이 대단했었다.
저자인 이용규 선교사는
서울대와 하버드를 졸업한 재원이었지만
신의 부르심에 순응하여
몽골에 가서
철저히 내려놓으니 하나님이 움직이셨고
움켜잡으면 소멸되는 것들을
내맡기니 풍성해지더라는 내용이었다.
놀라운 일은
이 책 판매 이후에
TV 토크쇼 게스트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하면서 ‘내려놓았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음 비우니 빵빵 터지네요’,
‘마음 비우니 골프가 행복합니다’,
‘내려놓고 비우니 더 크게 채워 주더라’,
‘마음 비우니 행복이 채워집니다’ 등
재산과 유명세 등을
내려놓을 때
새로운 삶이 나타났다는 고백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인생이 행복해지는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
행복한 삶은
외적인 환경보다는
철저한
내려놓음에 있었다.
올빼미는 저녁이 되어서야
비로소 날개 짓을 하듯,
저녁이란
단순한 종말을 의미하지 않고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다.
‘저녁이 있는 삶’이란
가족과 휴식이 있는 삶이요,
영적 가나안이 있는
여유로운
인생이라 할 수 있다.